“우리 손녀야. 내가 이름을 부르면 까르륵 웃는데 얼마나 예쁜지 몰라.”
지하철 안에서 만난 아주머니께서 휴대전화에 저장된 아이의 사진을 보여 주셨다.
잘 모르는 아주머니와 처음 보는 아이의 웃는 얼굴을 나는 한참 바라봤다.
친구의 돌 지난 아들이 떠올랐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무마하려고 조카사진을 보여주던 낯선 사람의 웃는 얼굴도 떠올랐다. 작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간 조카의 오물거리는 입매가 떠올랐다. 내가 본 사진 속 수많은 아이들이 떠올랐다.
“웃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그렇게 말하고 성함도 모르는 아주머니께 활짝 웃어드렸다.
건너편에 서 있던 학생의 가방에 달려있는 노란리본이 지하철 움직임에 맞춰 흔들리고 있었다. 두 눈으로 밀려드는 노란파도 때문에 나는 속으로 울었다.
함께 울자고 말할 수도 없고 편히 가라고 말할 수도 없다. 가슴에 묻자니 가슴이 좁고 하늘에 묻자니 하늘이 공허하다. 이 언어의 무능함과 마음의 무능함이 대낮에 두 눈을 뜨고 그 수많은 생명들을 잃어버린 한 나라의 무능함과 같다.
-황현산의 「우물에서 하늘 보기」 중
글 · 그림 | 고정순 어린이그림책 작가이자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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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녀야. 내가 이름을 부르면 까르륵 웃는데 얼마나 예쁜지 몰라.”
지하철 안에서 만난 아주머니께서 휴대전화에 저장된 아이의 사진을 보여 주셨다.
잘 모르는 아주머니와 처음 보는 아이의 웃는 얼굴을 나는 한참 바라봤다.
친구의 돌 지난 아들이 떠올랐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무마하려고 조카사진을 보여주던 낯선 사람의 웃는 얼굴도 떠올랐다. 작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간 조카의 오물거리는 입매가 떠올랐다. 내가 본 사진 속 수많은 아이들이 떠올랐다.
“웃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그렇게 말하고 성함도 모르는 아주머니께 활짝 웃어드렸다.
건너편에 서 있던 학생의 가방에 달려있는 노란리본이 지하철 움직임에 맞춰 흔들리고 있었다. 두 눈으로 밀려드는 노란파도 때문에 나는 속으로 울었다.
함께 울자고 말할 수도 없고 편히 가라고 말할 수도 없다. 가슴에 묻자니 가슴이 좁고 하늘에 묻자니 하늘이 공허하다. 이 언어의 무능함과 마음의 무능함이 대낮에 두 눈을 뜨고 그 수많은 생명들을 잃어버린 한 나라의 무능함과 같다.
-황현산의 「우물에서 하늘 보기」 중
글 · 그림 | 고정순 어린이그림책 작가이자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