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하나의 사회적 합의는 그로 인해 가장 피해를 받게 될 계층이 공익을 위해 자신들의 피해를 무릅쓰고 ‘수용’할 때만 정의의 원칙에 합치된다고 정리했다. 핵발전소 건설과 가동, 핵쓰레기 처분(임시보관을 포함해) 전 과정에서 일방적인 피해를 당해온 지역민을 비롯한 한국 핵발전 피해 계층은 ‘고준위 핵쓰레기를 핵발전단지에 계속 보관’하는 정책을 수용한 바 없다. 외려 몸을 던져가며 ‘반대와 저항’을 해왔다. 정의롭지 않은 현실을 공익을 명분으로 정부와 핵산업계가 주민들에게 강제하고, 우리 사회 다수의 핵전기 수혜자들이 더러는 뻔뻔한 웅변으로, 더러는 부끄러운 침묵으로 동조해 왔을 뿐이다.
지난 10월 2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전국 핵발전소 소재 주민대책위와 탈핵운동단체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준위핵폐기물 처분’과 관련해 핵발전 이익을 누릴 뿐 핵쓰레기 처분에 관한 책임은 지려 하지 않는 수도권에 대한 항의와 자성을 요구하는 회견이었다. 현재 경수로형 핵발전단지의 핵연료는 사용 후 각 단지의 보관수조에 담아 관리(중수로형 월성핵발전단지는 습·건식 동시 운용)하고 있고 10년 내 포화가 예상된다. 정부 대책은 건설에 40여 년 가까이 걸리는 영구처분장 건설 시간을 버는 동안 우선 각 단지에 사용후핵연료 임시보관 ‘건식저장’ 시설을 추가로 건설한다는 것이다. 대책 어디에도 핵쓰레기의 발생을 줄이고 종내 제로화시킨다는 대목은 없다. 발전과 발전 후 핵연료 처리 정책이 분리돼 있는 것이다.
10.24. 회견에서 제기된 주장의 표면 골자는 ‘이익을 봤다면 책임도 지라.’는 것으로 핵전기 최대 소비처인 서울, 경기가 사용후핵연료 보관과 처분 책임도 크게 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10.24. 회견의 진의, 주장의 원의는 단순히 사용후핵연료라는 종말처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니라 핵발전 그 자체의 중단을 위해 ‘지역을 넘어 한국 시민사회 전체가 함께 전환 행동에 나서라.’는 요구이다. 핵발전을 멈춰야 핵폐기물의 처분에 대한 정의로운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의롭지 않은 정책은 그 정책으로 인해 혜택을 받는 계층까지 장기적으로 피해자로 만든다. 핵발전이라는 항존하는 방사능 대형사고의 위험성을 최소 수백 년, 최장 1만 년까지 감당해야 하는 우리(대형 방사능 사고시 한반도는 단지 하나의 피해권역일 뿐이다)는 지역을 넘어 핵발전 정책의 공동 피해자들일 수밖에 없다. 한국 환경운동은 핵발전지 이외 지역 시민사회가 자신을 수혜자가 아닌 피해자의 자리로 자각하는 인식적 통합에 힘을 쏟아야 한다. 지역을 넘어 한국 시민사회 전체, 우리 모두는 피해자다. 이 자각 위에 시민행동이 조직돼야 한다.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하나의 사회적 합의는 그로 인해 가장 피해를 받게 될 계층이 공익을 위해 자신들의 피해를 무릅쓰고 ‘수용’할 때만 정의의 원칙에 합치된다고 정리했다. 핵발전소 건설과 가동, 핵쓰레기 처분(임시보관을 포함해) 전 과정에서 일방적인 피해를 당해온 지역민을 비롯한 한국 핵발전 피해 계층은 ‘고준위 핵쓰레기를 핵발전단지에 계속 보관’하는 정책을 수용한 바 없다. 외려 몸을 던져가며 ‘반대와 저항’을 해왔다. 정의롭지 않은 현실을 공익을 명분으로 정부와 핵산업계가 주민들에게 강제하고, 우리 사회 다수의 핵전기 수혜자들이 더러는 뻔뻔한 웅변으로, 더러는 부끄러운 침묵으로 동조해 왔을 뿐이다.
지난 10월 2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전국 핵발전소 소재 주민대책위와 탈핵운동단체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준위핵폐기물 처분’과 관련해 핵발전 이익을 누릴 뿐 핵쓰레기 처분에 관한 책임은 지려 하지 않는 수도권에 대한 항의와 자성을 요구하는 회견이었다. 현재 경수로형 핵발전단지의 핵연료는 사용 후 각 단지의 보관수조에 담아 관리(중수로형 월성핵발전단지는 습·건식 동시 운용)하고 있고 10년 내 포화가 예상된다. 정부 대책은 건설에 40여 년 가까이 걸리는 영구처분장 건설 시간을 버는 동안 우선 각 단지에 사용후핵연료 임시보관 ‘건식저장’ 시설을 추가로 건설한다는 것이다. 대책 어디에도 핵쓰레기의 발생을 줄이고 종내 제로화시킨다는 대목은 없다. 발전과 발전 후 핵연료 처리 정책이 분리돼 있는 것이다.
10.24. 회견에서 제기된 주장의 표면 골자는 ‘이익을 봤다면 책임도 지라.’는 것으로 핵전기 최대 소비처인 서울, 경기가 사용후핵연료 보관과 처분 책임도 크게 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10.24. 회견의 진의, 주장의 원의는 단순히 사용후핵연료라는 종말처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니라 핵발전 그 자체의 중단을 위해 ‘지역을 넘어 한국 시민사회 전체가 함께 전환 행동에 나서라.’는 요구이다. 핵발전을 멈춰야 핵폐기물의 처분에 대한 정의로운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의롭지 않은 정책은 그 정책으로 인해 혜택을 받는 계층까지 장기적으로 피해자로 만든다. 핵발전이라는 항존하는 방사능 대형사고의 위험성을 최소 수백 년, 최장 1만 년까지 감당해야 하는 우리(대형 방사능 사고시 한반도는 단지 하나의 피해권역일 뿐이다)는 지역을 넘어 핵발전 정책의 공동 피해자들일 수밖에 없다. 한국 환경운동은 핵발전지 이외 지역 시민사회가 자신을 수혜자가 아닌 피해자의 자리로 자각하는 인식적 통합에 힘을 쏟아야 한다. 지역을 넘어 한국 시민사회 전체, 우리 모두는 피해자다. 이 자각 위에 시민행동이 조직돼야 한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